라이프로그


닭대가리와 새대가리, 그리고 쥐 아름다운 한글

어릴 적 고향에는 신라 진성여왕 시절 다라니 은화隱話와도 닮은 이야기 하나가 내 귀를 간질이곤 했다

그것은 바로 닭대가리에 얽힌 이야기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충 이런 이야기다

 

해가 저물고 닭이 횃대에서 졸기 시작하면

닭장에 구멍을 판 쥐가 들어와 닭의 배를 갉아먹는다

이 때 닭은 자신의 배가 아프다는 것을 느끼면서 깨는 찰나

자신이 왜 깼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배 아픔을 잊어버린 채 다시 잠으로 빠져 든다

이에 쥐는 여유롭게 닭의 배를 갉아 내장을 빼먹는다

그렇게 닭은 죽음으로 향할 때까지

계속해서 아픔과 졸음 사이를 찰나처럼 느낀 채

자신의 위험을 결코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천치 멍청이를 닭대가리라고 부른다

 

이렇게 닭은 졸음이라는 생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뇌 활동에서 기억이라는 것의 한계 때문에 결코 자신의 죽음을 느끼지 못한 채 쥐에게 자신의 내장을 넘겨준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의 존재는 참으로 교묘하기까지 하다

이 이야기는 닭의 지능이 자신의 졸음과 죽음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긴 채 어린 나에게는 닭대가리라는 말로 남아 있다

한편, ‘새대가리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닭이 새와 닮았기 때문에 와전된 말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다고 새와 닭의 지능 차이에 대한 소견을 주장하라면, 인간인 나로서는 감히 알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_예전 어느 새 연구자가 새의 지능이 결코 낮지 않다는 주장을 언론에서 본 적이 있기는 하다

다만, 요즈음 들어서는 문득 섬뜩할 정도로 닮았다는 느낌이 밀물처럼 다가온다

한편, 저 멀리 신라 알영 부인과 고려 현종, 그리고 조선 태조의 등극과 관련한 전설에서는 닭울음소리가 상서로 다가오고 있다(http://coreai84.egloos.com/5401717)

닭 자체가 아니라 닭의 울음이다!!!

이는 수탉의 울음소리가 되겠다

지금도 닭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수탉의 소리는 그야말로 고귀하지만, 암탉의 소리는 가까이 가야 들릴 골골~” 정도고,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뱀다리로 지적하자면, ‘소머리국밥돼지머리고기이라는 간판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본디 사람의 머리를 빼고는 모두 대가리임에도 이 둘은 왜 머리로 불리고 있을까

사람이 먹는 음식의 이름이기 때문일까

닭과 새 그리고 쥐

_이 셋 가운데 앞으로도 동화 속 주인공으로 남을 동물은 아마도 가 될 듯하다

그러면서도 와 함께 조연 역을 계속 맡을 듯한 느낌이 이 글을 정리하는 이 순간에도 나의 뒤통수로부터 등골을 지나 꼬리뼈까지 전율로 남아 있다

그러면서도 닭의 부정과 사기에 속아 넘어간 인간들의 지능을 어림으로나마 짐작해보려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 사람이 아니었구나 싶다




덧글

  • 재밌는동화네요 2014/02/28 21:15 # 삭제 답글

    펭귄 얘기보다는 덜하지만
  • 이명준 2014/02/28 21:49 # 답글

    펭귄과 노구리한테 넘어간 인간보다야 괜찮네
  • ㅁㄴㅇㄻ 2016/04/06 01:06 # 삭제 답글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인데
    닭은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에게 안기기까지 합니다.
    밤에 닭이 쥐에게 당하는 이유는
    닭은 밤눈이 어두운 야맹증이라서 당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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