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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탄생의 비밀≫(김경일, 2013, 바다출판사)을 읽고 고리아이는 누굴까?


지은이는 유교문화의 토양에서 역사를 일구어온 동양사회지만, 막상 유교문화는 어떻게 발생했고 발전해 왔는가를 진지하게 질문해본 일이 없다는 점에 의문점을 두면서 갑골문청동문죽간이라는 새로운 자료를 바탕으로 유교문화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캐물어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최근 학계에서 보고한 전국시대 죽간과 청동기, 서주시대와 춘추시대의 청동기 명문, 그리고 20세기 초부터 나온 갑골문의 내용을 쪼개어 살피면서 유교문화의 시원에 대한 세계 학계의 동향과 그에 따른 연구 소재가 무엇이며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찾는다,

이어 갑골문을 바탕으로 한 동양문화 출발 초기 원시종교의식과 관련된 절대신 의 존재와 위상, 그와 함께 존재한 조상신의 위상들을 정리하였고, 상 왕조의 순혈주의적 조상신 재분류와 우주론적 가치관의 삽입 과정을 확인한다. 이어 주 왕조의 종법제와 ’, ‘의 권력 관리 측면에서 바라본 분석을 시도하여 유교문화의 핵심이 되어버린 혈연중심의 가치관은 종법제도라는 가상의 회로 속에서 봉건제도라는 정치현실로 구체화되었다고 이해한 뒤, 유교적 가치의 으뜸인 을 비롯하여 ’, ‘’, ‘가 주대 청동기에서 문화적, 정치적으로 그려졌는지를 좇아간다.

그리고 의 글꼴의 초형과 변형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진 문화적 의미를 살피면서 신, , 와 군//군자君子, , /등의 영역에서 확보하던 문화 권력의 의미에 대한 살핀 뒤, 유교의 발생과 동양문화의 주류 가치로 자리하게 되는 과정을 정리한다. 그래서 갑골문청동문죽간으로 살펴본이라는 머리 제목이 붙어 있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살핀 자료들은 유교를 도덕이나 철학의 관점에서 살피던 학자들이 이제까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는 원시유교 연구가 논어를 비롯한 선진 문헌으로 불리는 여러 자료들이 한대 경학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하면서 한대 경학가들의 사유체계에 사로잡힐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역사적 윤문이 불가능한 갑골문청동문죽간의 내용을 통한 한대에 정리된 유교 자료에 대해 반대 논증보다는 유교문화의 형성 과정을 자연스럽게 밝혀내고자 한다. 그리하여 유교는 공자에 의해 창시된 것이 아니라 원시 동양사회의 종교문화적 흐름을 타고 변해온 문화적 연변의 결과임을 학계 최초로 밝히면서 한대 유가의 관념에 근거해 진행되어 온 유교문헌의 해석들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그런데, 이 책에서 유교가 문화의 산물이라는 증거로 지은이가 제시한 자료들이 약 1천 년에서 2천 년 동안 묻혀버려 잊힌 채, 사람이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특정 공간에만 있었다는 점이다. 역사적 시공 속에 있었다가 20세기 이후 사람들의 손을 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뜬금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단재 신채호가 지적한 역사적 아의 조건을 언급해보기로 하겠다.

 

아와 상대되는 비아의 아도 역사적 아가 되려면, 반드시 두 개의 속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 상속성이니, 시간에 있어서 생명의 끊어지지 아니함이요, 둘째, 보편성이니, 공간에 있어서 영향의 파급이다. 그러므로 인류 아닌 다른 생물의 아와 비아의 투쟁도 없지 않지마는, 그 아의 의식이 너무 미약하거나 혹은 전연 없어서 상속적. 보편적이 되지 못하므로 마침내 역사의 조작은 인류에게만 주어졌다.”(조선상고사총론)

 

그러면서 단재는 김석문과 정여립의 사례를 통하여 유럽사에 나타난 지원설과 계급타파의 역사에 비길 수 없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역사적 윤문이 불가능한 갑골문청동문죽간의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유교가 공자에 의해 창시된 것이 아니라 원시 동양사회의 종교문화적 흐름을 타고 변해온 문화적 연변의 결과라 하더라도, 한대 경학가들의 골방 밀실 속에서 꾸며지고 짜깁기된 유교 경전이 한대 이후 1천여 년 동안 상속성과 보편성을 지니면서 끼친 역사적 아의 객관적 조건과 사실에는 절대 미칠 수 없다는 점이다.

마치 팔리어역 또는 티베트어역 불교 성경의 내용이 석가모니의 말씀에 더 진솔함이 박혀 있다고 하더라도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한역 성경이 지닌 역사적 아의 조건이나 사해 두루마기의 내용이 예수님의 주장에 더 가깝다고 할지라도 전수사본 그리스어 바이블에 대한 봉건 유럽 역사의 정치와 사회, 경제와 문화에 끼친 영향에는 이르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는 대한민국에서 국가정보원이 제18대 대선에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하여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박근혜의 폐셔니스타적 걸음걸이와도 같은 것이다. 윤창중이 성추행 혐의를 받든, 문대성이 박사학위논문 표절을 하든, 김형태가 제수씨 성추행 혐의를 받든, 최연희가 성추행 발언을 하든, 윤상현서상기정문헌 따위가 NLL발언 후폭풍에 휘말리든...(! 끝이 없네) 아쉽게도.

, 묻혀버려 잊힌 역사를 쓰려고 존버하지만,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라는 것을 새삼 재확인하는 순간이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아주 귀한 역사적 경험이라 하겠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단재가 강조하였듯이 단재를 실례로 들어보겠다. 단재의 조선상고사 연구가 금강석과 같다고 하더라도, 후생들이 이를 두려워하여 무시하는 찰나, 비판과 객관적 평가를 하지 않아 묻혀버려 잊히게 되는 한, 상속성과 보편성을 지니지 못한 역사적 아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묻혀버려 잊힌 역사가 상속성과 보편성을 지녀 제대로 읽히고 전달되려면, 우리는 묻혀버려 잊힌 역사 속에 가서 묻혀버려 잊힌 역사와 손을 잡고 끊임없이 승리의 역사를 타도하고 개조하여 인류로써 인류를 압박치 못하며 사회로써 사회를 수탈하지 못하는 이상적 역사를 건설(조선혁명선언의 일부 내용을 감히 바꿈)하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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