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제주풍토기 두울_이건李健 Corean Clio

섬은 장독과 숨 막히는 무더위에 있지만, 토지는 습기가 없다. 겨울에 그리 춥지 않아 개울과 못이 얼지 않는다. 순무영초달래 따위는 엄동에도 밭 가운데 두면 아침저녁으로 거두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한라산 마루에 이르면 삼복 무더위에도 또한 얼음과 눈이 있으니 해마다 여름철에 인민을 뽑아 날을 돌아가며 한라산 마루에 올라가서 얼음을 채취하고, 하루에 하나씩 이고 와서 관가의 이바지로 이어 쓴다. 산꼭대기 얼음을 채취하는 이는 여름철에도 비록 두터운 갖옷을 입었어도 그 추위를 이길 수 없다고 하니, 그 산의 아주 높고 신령스러움을 상상할 수 있겠다.

島中瘴氣蒸鬱, 土地濕蟄蟄作熟是 冬不甚寒, 川澤不氷不得藏氷如蔓菁靈草蒜之屬, 雖深冬, 置之田中, 朝夕採用而至於漢挐山上峯, 則三庚大熱, 亦有氷雪, 每年夏月, 發民丁, 輪日上漢挐山上峯取氷,日上之下無漢挐二, 取氷之上無上峯二 一日一負而來, 繼用於官家之供其取氷上山者, 夏月雖襲重裘, 亦不勝其寒云,寒下無云字 可想其山之峻高而靈也

섬에는 나랏말이 수천 필을 한 둔으로 하여 곳곳마다 풀어 키운다. 두 현 또한 그렇다. 마둔은 아주 많아 천지현황의 천자문 글자로 둔의 이름을 벌여 놓았다. 한 둔의 말은 적어도 100여 필에 지나지 않지만, 말테우리의 수는 많아야 두세 사람을 넘지 않는다. 말테우리라고 하는 이는 말을 취하여 이를 위하고 기르는 이다. 여름과 가을 풀이 길게 자랄 때면 곧, 말은 죽어 쓰러지는 걱정은 없다. 그러나 엄동과 초봄처럼 풀이 야윈 때는 곧, 말의 굶주림으로 죽는 것이 셀 수 없다.

島中國馬以數千匹爲一屯,以數千匹爲一屯七字 發牧於諸處諸處下有而字 兩縣亦然馬屯甚多, 以天地玄黃, 排字名屯一屯之馬, 少不過過作下字百餘匹, 而牧子之數, 多不滿二三人所謂牧子者, 援上有卽字馬而爲之牧之者也夏秋草長之時, 則馬無殞斃之患而如隆冬春初草枯之時, 則馬之飢餓而死者, 不可勝紀

죽음에 이른 말이 있는 경우에는 곧, 말테우리는 곧바로 그 가죽을 베어 관청에 갖다 주어 관청에서 마적과 가죽을 서로 의거하여 살피게 하는데, 털빛이 서로 맞은 다음에야 곧 그 가죽을 받고, 죽어 잃게 된 말을 장부에 싣는다. 혹시 털빛이 어긋나거나 섞인 것이 있거나 가죽털이 손상된 흔적이 있으면 곧, 물려서 받지 않고 곧바로 그 말을 말테우리에게서 빼앗는데, 이를 동색마라 일컫는다. 그 말테우리는 갈가리 찢어진 해진 옷을 입은 사람으로 말을 살 때 힘(=자본)이 미치지 못하기에 그 밭과 일소를 모두 팔아도 이 또한 넉넉하지 못하다. 솥과 가마 농구 따위의 물건처럼 이를 팔지 못함이 없다.

如有致死之馬則牧子者卽割割作剝字其皮, 以納于官, 官以馬藉與皮相憑考, 毛色相符然後, 乃捧其皮, 以故失馬載藉(藉當作籍)或有毛色差錯, 皮毛有損傷之痕, 則退之不捧, 卽徵其馬於牧子, 謂之同色馬其牧牧上無其字子以懸鶉百結*)之人, 買馬之際, 力有不及, 盡賣其田與農牛, 此而不足如釜鼎農器等物無不賣之

 

*) 메추라기의 깃털이 짧고 꽃잎 같아 너덜너덜하게 해진 옷을 비유함. 百結懸鶉(北周 庾信 擬連珠29; 聊齋志異2 張誠) 또는 百結懸鶉(宋 趙崇嘏鷗渚微吟<書事>), 百結鶉衣(清 孔尚任 小忽雷第二二齣; 石點頭5 <莽書生強圖鴛侶>)로도 쓴다.

 

겨우 사서 갖다 준 뒤, 말이 만일 또 갑자기 죽어도 또한 이와 마찬가지가 된다. 심지어 대여섯 필 십여 필을 준비하여 갖다 준 이도 그 힘(=자본)은 이미 다해 더 할 수가 없게 되어 곧 관청으로부터 그 멀고 가까운 친척들로부터 구실의 정한 바를 나누어 갖다 바치니 말테우리 노역이 아주 고되다.

僅僅買納之後, 馬若又斃則又如是至於五六疋十餘疋備納者, 其力已盡, 無可爲, 則自官家抄出其遠近一族, 分定徵納, 爲役甚苦

이를 맡은 이가 한 번 지나면 파산한 집이 없지 아니하고 그 불평의 호소와 근심의 탄식 소리가 차마 볼 수가 없다. 죽어서 골짜기 구덩이에 묻힌 자에 이르기까지 그 친척에 딸린 이들 또한 그 구실 바침을 이길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말테우리를 죽이고는 말테우리 노역을 벗어나려 꾀하는 이도 있다.

一經此任者,任下無者字 無不破家, 其呼冤愁歎之聲,聲作狀字 有不忍見至有塡坑仆谷而死者, 其爲族屬之類,屬下無之類二字 亦不勝其徵, 故殺其牧子, 而圖免其役者有之免下無其役二字, 下有間或二字

무릇 판관은 예의 감목관이 겸한다. 나랏말은 원 마적에 있는 숫자보다 모자라거나 준다. 곧 조정은 스스로 벌주는 법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죽은 말의 털빛은 비록 혹시 마적에 섞였음에도, 가죽털에 아무런 손상이 없을 경우에도 백번이고 고의로 물리치고는 반드시 말을 구실 잡고자 하여 그 수를 채운다. 따라서 무릇 말이 죽어 가죽을 바칠 때에도 대부분 물리치고 받음은 적다. 이렇게 그 말테우리가 되려는 이는 그 고됨을 이길 수 없는 까닭으로 이들을 보면 아주 측은하니, 특히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할 수 없음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大抵判官, 例兼監牧官國馬欠縮於元數縮下無於元數三字 則朝廷自有施罰之法,施罰之法四字作應施之罰 故所斃之馬毛色, 雖或不錯於馬藉, 皮毛毛下有又字無損傷之處, 百計故退, 必欲徵馬, 以充其數故凡馬死納皮之際, 多退少捧此其爲牧子者, 所以不勝其苦見之甚惻,所以之下無不勝其苦見之甚惻팔자; 而有難堪其役四字 殊不知不可率獸食人之義也

 

*)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獸相食, 且人惡之爲民父母, 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인민은 굶주린 빛이 있고, 들판엔 굶어 죽은 주검이 있으니 이는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이다. 짐승이 서로 잡아먹는 것 또한 사람이 꺼리는 것이다. 인민의 부모가 되어 정사를 행하되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찌 그것이 인민의 부모에 있다고 하겠는가.) : 맹자양혜왕장구 상.

 

# 위 그림들은 "천목문화사랑방"에서 얻었습니다.





덧글

  • 역사관심 2013/06/11 03:20 # 답글

    말테우리라는 이름과 개념...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고리아이 2013/06/12 21:38 #

    저도 처음에는 목동이나 마부로 옮길까 하다가
    말테우리로 옮겨보았습니다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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