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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풍토기 하나_이건李健 Corean Clio

유배는 지극히 정치적이다. 스스로 반역을 꾀한 이들이 당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정치적 반대자의 낙인찍히거나 모함에 몰리거나 하여 유배 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 빨갱이’, ‘용공’, ‘좌익’, ‘좌빨’, ‘종북처럼. 대자적이지 못한 단순 비교지만, 이제까지 파랭이’, ‘용자’, ‘우익’, ‘우빨’, ‘종미(또는 종제)’로 몰려 갇히거나 죽임을 당한 역사적 사례가 이 땅에 있었던가!!!

제주가 유배지가 된 것은 아마도 고려 말기 즈음인 듯하다(고려사절요공민왕 4년 겨울 10). 왜냐하면 그 이전 제주는 천년을 넘게 이어온 당당한 왕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전승은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도 그대로 이어져 태조 때부터 유배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태조 17월 기유(30)일 기사). 이후 광해군이 자신을 몰아낸 인조보다 더 오래 살아 제주에서 천수를 다하였고, 추사 김정희도 이곳에서 유배 생활을 하였고(양진건 2013 <제주유배문화의 스토리텔링 콘텐츠적 성과: 추사 김정희를 중심으로> 제주발전포럼44), 면암 최익현도 이곳이 지났다. 그런데, 광해군 다음으로 제주에 유배되어 8년을 지내면서 그 삶의 간난을 시와 글로 남기고, 이제는 경기도 의정부시 천보산 한 모퉁이에 영면한 해원군海原君 이건과 관련한 이야기는 게으름으로 인하여 아직 만나지 못했다(전은자 2009 <제주에 유배 온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 제민일보831). 마침 제주에 계시는 얼벗님facebook friend의 강력한 요청도 있으시고, 또 의정부에 인연이 있는 까닭으로 말미암아 우연한 기회에 한국고전번역원 누리집에서 얻은 해원군의 시와 글 가운데 아직 한글로 옮겨지지 않아 시민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 <제주풍토기>를 데데한 한문 실력으로 여기에 한글로 옮겨 소개하고자 한다. 강호제현의 가열 찬 편달을 바란다.

 

탐라 한 섬은 호남 동령 앞쪽의 앞에 바로 있다. 바다 사이가 수 천리로 앞으로 일본과 유구가 그 바다에 같이 있다.

耽羅一島正在湖南之東嶺南之南隔海數千里, 南與日本琉球同其海

그 안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서북풍이어야 하고, 그 곳에서 나오려면 반드시 동남풍이어야 한다. 만약 순풍을 얻으면 한 조각 외로운 돛배라도 아침에 떠나 저녁에 건널 수 있지만, 순풍을 얻지 못하면 비록 송골매의 날개와 오랜 세월이 변하더라도 건널 수 없다.

其入也, 必以西北風; 其出也, 必以東南風若得順風, 一片孤帆, 朝發夕渡, 不得順風, 雖有鷹鸇之翼星霜之變, 無以可渡

그리고 바다 파도가 동남이 낮고 서북이 높아야 한다. 들어갈 때 시각 곧, 틈이 순조로운 흐름과 같이 아래로 향해 배의 진행이 자못 쉽지만, 나올 때 시각 곧, 틈이 거슬러 올라가는 흐름과 같아 배가 수그러져 아주 어렵다. 따라서 나올 때의 어려움은 들어갈 때보다 배나 힘들다고 한다.

而海波東南低, 西北高入去時則勢, 如順流, 而下舟行頗易出來時則勢若遡流而上舟揖甚難故出來之艱有倍於入去時云

섬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구렁이와 뱀보다 더한 것이 없다. 겨울과 여름은 물론이고 곳곳에 이들이 있다. 심지어 여름철 풀이 크게 자라고 장독과 습기가 있을 때에도 여성이 거처하는 방 첨상 낮은 자리 아래까지 굴을 뚫지 않은 곳이 없다. 이와 같아 밤이 깊어 잠에 빠진 때라면 비록 피하고자 하더라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장 무서운 것 중에서 제일이다.

島中可畏者, 無過於蟒蛇無論冬夏, 到處有之至於夏日草長瘴濕之時, 閨房屋詹床底席下, 無不穿入若是夜黑睡高之時, 則雖欲謹避, 勢不可得, 此是第一可畏者也

섬사람들은 구렁이든 뱀이든 상관없이 이를 보면 바로 부군신령이라 일컫고, 반드시 고운 쌀과 깨끗한 물로 씻고 이에 빌며 절대 죽이거나 해치지 않는다.

島人則勿論蟒蛇, 見之, 輒謂之府君神靈, 必以精米淨水, 灑而祈之, 切不殺害

만일 혹 이를 죽이면 그 사람은 반드시 재앙이 있게 되어 발길을 되돌리지 않게 되면 죽게 된다고 한다. 내가 8년 동안 있으면서 큰 구렁이를 죽인 것이 무려 수백이고, 작은 뱀은 셀 수 없지만, 아직까지 그 재앙을 만나지 못했다가 끝내 임금의 은혜를 입고 살아 돌아왔다. 이 말의 거짓됨 또한 알 수 있다.

若或殺之, 其人必有所殃, 不旋踵死云余在八年之間, 所殺大蟒, 無慮數百, 小蛇則不可勝記, 而未見其殃, 終蒙天恩而生還, 是言之妄, 亦可知也

 

△ 위 그림은 천목문화사랑방에서 얻었습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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