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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진과 신의(또는 조선말기와 고려말기, 아니면 흥선대원군과 공민왕) Corean Thought Clio

MBC에서 6월부터 방영한 닥터진은 현대 양의가 조선 말기 철종 말엽부터 고종 초엽에 걸쳐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를 부여잡고자 애쓴 드라마다. 한편, 최근 SBS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신의는 현대 양의가 고려 말기 공민왕 즉위 전후에 활약한다는 내용인데, 아직까지 전개가 뚜렷하지 않아 역사를 부여잡고자 애쓸지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다.

닥터진의 경우 양의가 남성, 신의의 경우 양의가 여성이면서도 각자가 주연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현대인이 과거로 가서, 그 과거의 역사에 기여한다는 점이라 하겠다. 닥터진의 경우 MBC 노동자 파업 와중에 진행한 사극인 까닭에 드라마를 볼 때, 조금은 어색한 부분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전체 구성과 방향은 흥미를 잃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신의는 이제 막 시작하는 사극인 까닭에 아직 설익은 감마냥 낯선 느낌이 들지만, 꾸준히 시청하면, 신의만의 맛을 전해주리라 예상한다.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역사를 배운 이로서 닥터진신의라는 드라마가 전하는 사극이라는 테두리를 생각하면서 두어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서 여기에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하필 양의일까 하는 점이다. 닥터진의 경우 툭하면 수술을 강조하였는데, 신의또한 이 틀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하다(우달치 최영을 칼로 찌르고 나서 수술을 강조하는 신의(?)였다!!!). 마치 수술이 양의의 독점이자 최고의 의술로 판을 박아버린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하기야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흔한 맹장수술조차 꺼렸던 DMZ 이남 사람들이 이제는 쌍까풀 수술에서부터 돈만 있으면 얼굴조차 바꾸어버리는 수술을 서슴지 않는 현실을 볼 때, 세월이 참으로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10여 년 전인가 영어 열풍이 DMZ 이남을 휘몰아 칠 때, 어린 자식의 혀 일부분을 수술하는 열광의 도가니가 채 식지 않았던 땅이었다. 심지어 몽골주름제거수술까지 성왕한 적이 있다.

 


△ ≪닥터진누리집 한 장면_MBC에서 얻음

 

둘째, 하필 왕조 말기의 역사일까 하는 점이다. 또한 공민왕의 경우 고려를 원의 압제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애쓴 임금으로 평가받고 있고, 흥선대원군 또한 조선 말기 세도정치의 폐단을 일소하고자 애쓴 정치가로 평가받고 있기에 이 부분은 DMZ 이남 현 이명박 정권의 말기를 빗대었으리라는 추측도 해봄직하다. DMZ 이남 현 정권은 어떤 것에 그렇게 몰두하며 애썼을까? 차라리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보아 21세기 벽두에 해당하는 2012년이라면 왕조 말기의 역사보다는 왕조 초기의 역사로 접근했으면 보다 더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 ≪신의누리집 한 장면_SBS에서 얻음

 

닥터진신의의 기획 의도에는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 않지만, 양의보다 한의가 과거로 간다면, 과거의 인물들과 더 긴밀해질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같은 시대에 똑같은 의술을 전공한 이들이 행하는 선의의 경쟁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으리라는 추측에서다. 물론, 현대 한의가 조선이나 고려의 한의보다 꼭 우수하리라 장담하기 힘들지만, 역사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현대 한의학의 진화 과정은 분명 그 이전 시대의 한의보다는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공민왕의 노력과 흥선대원군의 개혁에도 끝내 왕조를 존속시키지 못하고 고려와 조선(또는 대한제국)은 멸망이라는 역사적 단어 앞에 서고 말았다. 그럼에도 고려는 조선으로 이행함으로써 봉건 체제의 틀을 이전보다 개편하고자 했지만, 조선(또는 대한제국)은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로 전락한다. 아마도 이것이 닥터진신의라는 사극에 숨겨진 기획 의도가 아닐까. 과연 201212월에는 이 땅에 어떤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씨가 현 대통령인 이명박씨를 일부러 먼저 만나지 않는 DMZ 이남 현지에서 말이다.

이제 ≪닥터진≫은 드라마 역사에 묻히게 되고, ≪신의≫는 본격적으로 드라마 역사를 일구어 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신의≫에서 노국대장공주의 몽골적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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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ogh 2012/08/29 00:29 # 답글

    저는 단순히 닥터진 원작이 19세기 후반 일본이기 때문에 조선 말로 잡았을거라고 생각됩니다.
  • 고리아이 2012/08/29 10:37 #

    저도 님의 생각에 동감하지만,
    어차피 닥터진이 원작자의 의도와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면
    화끈하게(?)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영^_^))
  • 검투사 2012/08/30 07:24 # 답글

    한의의 바소(대패침)를 보면 몸에 칼을 대는 게 양의만의 것은 아닌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ㅅ-;
    효종도 그 바소로 종기를 치료받다가 잘못되어 사망했으니 말이죠. -ㅅ-
  • 푸른양말의 놀이터 2012/08/30 12:47 # 답글

    외과수술(해부학)이 고대 아시아의 의학에도 분명 존재했습니다만, 이 기법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가 흔히 아는 예방위주의 '동양의학'에 패배해서 서서히 잊혀지죠.
  • highseek 2012/08/30 13:25 #

    외과수술은 마취 전과 마취 후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고대 아시아 뿐 아니라 상당수의 고대문명들에서 외과수술의 흔적이 발견되기는 합니다만, 안정적인 마취제와 마취기법이 나오기 전 까지 외과수술은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죠.
  • 푸른양말의 놀이터 2012/08/30 14:25 #

    네,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실제로 해부학에 근거해 발전한 서양의학도 현대적 보건개념이 잡히지 않던 때엔 부작용이 속출했죠. 오죽했으면 의사한테 데려가면 죽는다고 사람들이 생각했겠습니까ㅎㅅㅎ
  • 고리아이 2012/08/30 14:35 #

    제가 본문에서 밝히지 못한 생각을 정리하자면,
    아마도 두 드라마에서 DMZ 이남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비판이 은근히 있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그것을 고쳐 보고자[改善] 양의를 출연시킨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현재의 정치적 불안정을 드라마의 양의를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하라는 주문인 듯한 느낌도 받았고요
    그렇지만, 두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양방洋方제일주의"는 분명 비판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 피쉬 2012/08/30 15:30 # 답글

    전 개인적으로 침술이나 탕약은 환자에 대한 기만에 가깝다 생각하는 사람이라 굳이 한의/양의 로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건 별로네요 정말 효과가 있다면 의료일원화로 가면 되지 자꾸 한의학 양의학이라고 구분하려 드는지..
  • 고리아이 2012/08/30 16:23 #

    님의 생각대로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하겠지영
    제가 한 방 맞았네영^_^))
  • 금란 2012/08/30 16:13 # 삭제 답글

    양의가 아니라 현대의학이겠죠
  • 고리아이 2012/08/30 16:23 #

    그렇다면 한의도 현대 의학에 넣을 수 있겠네영^_^))
  • highseek 2012/08/30 17:03 #

    객관적으로 제대로 검증만 된다면 얼마든지 넣을 수 있겠죠.
  • 금란 2012/08/30 17:02 # 삭제 답글

    서양의학이라고 할만한 아리스토텔레스 시절 사상의학을 과학적 분석방법을 도입해서 전부 걸러서 버렸거든요. 그리고 또 서양의학이라고 할 수 없는게 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효과있다는 의학은 전부 흡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의학도 현대의학에 편입시켜서 효과있는 것만 남기고 버리면 됩니다.
    의료일원화죠
  • 고리아이 2012/08/31 00:37 #

    위의 피쉬님과 비슷한 의견이신가영?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제가 좀더 공부를 해야 할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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