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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_성해응ㆍ정기안 Corean Clio

어제는 임금을 모시고 노래와 춤 무대에 오르기를 다투었네.

昨日侍君王, 競登歌舞席.

오늘은 임금과 이별하고 몸을 던져 고기와 새우밥이 되었네.

今日辭君王, 投與魚蝦食.

임금은 어디로 떠나셨나. 적군 앞에 잡혀 욕됨을 받았으리라.

君王去何處, 軍前被拘辱.

이 내 몸 가벼이 허락하였지만, 어찌 감히 애석하지 않겠는가.

妾身輕如許, 安敢自愛惜.

시중하던 화장 더욱 아름답지만, 풀어 헤친 머리카락 더욱 어지러이 흩어졌네.

傅粉猶綽約, 披髮仍狼籍.

하나하나 물에 떨어지고 비낀 그림자는 깊은 어둠에 드리웠네.

一一臨水隕, 斜影閟沈黑.

저 의자왕의 졸렬함은 양해하리라. 이제 너희들을 미혹하리라.

諒彼義慈劣, 爾輩乃媚惑.

각간은 더욱 두려워할 것이고, 감히 당군과 상대하리라.

角干尙可怕, 敢與唐師敵.

비녀를 빼어 임금의 사냥을 그치게 한 초 번희를 듣지 못하였던가.

不聞楚樊姬, 脫簪止王獵.

한번 죽음에 보상이 따르지 않더라도 의로움에 감추어진다면 내 기뻐하리라.

一死縱無補, 於義宲所愜.

 

“落花巖” ≪硏經齋全集≫1 <雜詩>

 

여기서 초 번희는 장왕(莊王)의 부인이다.

장왕이 정사를 멀리하고 사냥을 좋아하자 육식을 하지 않고, 간언을 하여 장왕의 뉘우침을 얻어낸 여성으로, 그녀의 당참으로 인하여 장왕의 패권은 번희의 노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조선 여성 한문학(漢文學)의 유일성(唯一星) 난설헌(蘭雪軒) 허초희(許楚姬, 1563∼1589) 또한 그녀의 당참을 닮고자 경번(景樊)이라는 호를 썼다고 한다.

연경재 선생은 낙화암에서 투사(投死)한 이들의 의로움을 바로 초 번희에 견주면서 한껏 빛내주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김유신과 당군에게 떳떳이 맞선 행동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성해응보다 한 세기정도 앞서 사시다 가신 정기안의 7언 4구의 시를 감상해보도록 하자.

 

켜켜이 쌓인 바위로 그 날 아름다운 여성들이 떨어졌다네.

層巖當日墮羣娥,

그래서 나무들도 다정하여 꽃을 피웠네.

故樹多情爲着花.

연꽃 같은 발걸음은 벌써 나라 잃음을 알았던가.

蓮步早知能喪國,

차라리 뚫어진 비단 버선이 사뿐 걸음을 배우겠네.

寧穿羅襪學凌波.

 

“落花巖” ≪晩慕遺稿≫1 <詩>

 

△ ≪만모유고≫의 낙화암

 

만모 선생의 시는 연경재 선생의 시와 다르게 느껴진다.

두 번째와 네 번째 구절에서 직접 답사하여 감상하였음을 알려준다.

연꽃 같은 발걸음은 남제(南齊) 동혼후(東昏侯)의 총희(寵姬)인 반비(潘妃)가 금으로 연꽃 위를 걸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금련보(金蓮步) 또는 금련(金蓮)이라고도 한다.

곧, 미인의 작고 아름다운 발과 그 걸음걸이를 가리킨다.

데데한 실력으로 마지막 시구가 형편없이 옮겨졌다.

강호제현의 편달을 기다린다.

마지막 구절의 비단 버선은 수선화의 자태, 기생, 양귀비를 빗대어 쓰인다고 한다.

사뿐 걸음은 능파선자(凌波仙子)의 걸음[盈盈]과 아가씨의 걸음[翩翩]에서 얻어 보았다.

≪硏經齋全集≫ 원문은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에서 얻었고,

≪晩慕遺稿≫ 원문은 국립중앙도서관 전자도서관에서 얻었다.

성해응ㆍ정기안 두 분 모두 포천과 인연이 깊으신 분들이다.

 

△ ≪삼국유사≫의 타사암

 

△ ≪삼국사절요≫의 대왕포암

 

한편, ‘낙화암’이 예전 손에서 잠시 들었던 ≪삼국유사≫에서는 ≪백제고기(百濟古記)≫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타사암(墮死岩)’으로 전하고 있고, 조선 초기 공식 사서 가운데 하나인 ≪삼국사절요≫에서는 ‘대왕포암(大王浦嵓)’으로 전하고 있다(권9, 29左 9行∼30右 1行). 그리고 신복룡 교수의 ≪한국사 새로 보기 :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역사의 진실≫(2001, 풀빛)에 따르면, 궁녀가 3천이라는 전설은 일제강점기 때 비로소 생겼고, 이어 역사학자에 의해 공식화되었다고 한다(윤승한(尹昇漢)의 소설 ≪김유신≫(1941, 야담사)와 이홍직(李弘稙)의 ≪국사대사전≫(1962, 지문각) 참조).




덧글

  • 도시애들 2011/12/01 12:55 # 답글

    상식적이진 않지만 몇몇의 낙화암 투항은 확실한것 같아요..ㅎ
    낙화암을 몇번은 다녀왔는데 도저히 달려오다 아니면 돌에 떨어지는 위치인데
    혹 낙화암 위치가 자측으로 10미타정도 내려가서 뛰어내린게 아닌지..ㅋㅋ
    그 아픔을 시로 표현하는 성인들의 재치에 찬사를...
  • 고리아이 2011/12/01 13:16 #

    낙화암보다는
    고란사쪽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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