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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과학_우희종 Modern Corean Clio

최근 천안함사건은 과학적 규명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되던 것이 점차 의혹이 증폭되어 사회의 갈등요인이 되고, 급기야 국외로까지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것이 과학계 내의 견해나 해석의 차이로 인한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바다. 합리적 이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과학이 뒷받침하는 근대사회에서 이토록 과학이 과학 외적 요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우리사회는 과학이 막강한 종교권력의 지배하에 있던 서양 중세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과학이 과학 외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일반시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종교에 의해 건전한 과학의 발전과 이에 근거한 시민들의 삶이 저해되는 상황과 유사하다. 우리사회는 권력에 의해 통제되고 억압되는 전근대 사회라는 뜻이다.

많은 사상자를 낸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불행히도 정부의 불분명한 태도로 진실규명이 명백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채 훗날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국가기밀과 안보를 이유로 정부가 보여준 초기 대응과 끊임없이 바뀐 발표내용은, 사실관계에 대한 단순한 의혹만이 아니라 천안함 침몰을 정치 외교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샀다. 정부가 추천한 전문가팀의 결론은 러시아 전문가의 분석결과와 다르고, 또 민간 과학자의 의견과 다르다. 과학은 과학자 집단 내의 합의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특정 입장을 선호하지 않는 중립적 태도를 취한다 해도, 현시점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천안함 침몰에 대하여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전부다. 천안함 침몰과 같은 거대한 국가적 사건에 있어서 과학적 결론이 유보된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다. 이러한 상황의 근저에는 국가권력에 의한 정보 미공개 및 통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는 철저히 무시되었고, 다른 의견에 대한 철저한 무시로 일관하는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모습은 미국 쇠고기 사태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인터넷 시대라는 오늘날, 지식의 일반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국가권력이 의도적으로 사건에 개입할 때 일반에 불필요한 지식이 과잉 공급되고 그 결과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도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상에서 소통구조가 활기를 띠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한편 국가권력의 여론몰이 가능성도 증가한다. 특히 일반인들이 친숙하지 않은 전문분야, 과학적 사안일수록 효과는 증폭된다. 최근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사실을 은폐하려다가 스스로 국제적 망신까지 사고 만 천안함사건에서도 드러나듯이 국가권력은 과학적 사실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왜곡하고 그리고 언론사들까지 가담하여 건전한 과학적 논쟁과 과학적 사실규명이 방해를 받고 있다. 그에 따라 희생되는 것은 과학계의 지반과 일반 시민들의 삶이다.

과거 김대중 및 노무현 정부에서는 정부 홍보정책의 일환으로 과학홍보대사, 과학전도사라는 이름을 붙여 일부 스타 과학자들을 동원해서 과학이 지닌 산업효과나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이 있었다. 불행히도 그와 같은 것은 진정한 과학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지 과학 장사꾼의 모습만 연출했을 뿐으로서, 과학과 사회의 관계나 과학과 연구의 차이를 알려 우리사회에 올바른 과학문화가 자리잡게 하는 일에는 소홀했다.

일련의 국가 과학사기사건과 이에 대한 시민의 저항을 통해 분명해진 것은, 국내에 건전한 과학문화 형성이 절실하고 시급하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적 한국사회의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과학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자 집단이 일반 대중과의 소통에 노력해야 하며, 그와 같은 노력을 통해 아무리 국가권력에 의한 과학사기사건이라도 시민들이 이처럼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체제도 마련되어야 한다. 과학계로서는 학계 내부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과학의 사회적 맥락과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에 대한 부단한 고민과 성찰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배아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이나 촛불사태, 그리고 천안함사태와 같이 국가권력의 개입의 의한 과학적 혼란과, 이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은 언제고 또다시 우리 앞에 등장할 것이다.

 

우희종 2010 <국가와 과학> ≪녹색평론≫114, 녹색평론사, 69∼78쪽.

 

# 여기서 과학Science은 학문과 동의어다. 1년 전 많은 사상자를 낸 천안함 침몰사건은 불행히도 여전히 현 정권의 불분명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과학적 근거가 아닌 국가기밀과 안보 논리, 그리고 이데올로기로 포장된 규명으로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은 채 또 다시 훗날을 기다려야만 한다_1년 전 우 교수의 언급을 되새김하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정권이 권력에 결탁한 언론의 힘을 악용하여 일반 시민들의 과학에 대한 선험적 관념을 교묘히 이용해서는 안 된다. 문득 대학 1학년 때 교양필수과목으로 듣던 <과학사> 교재_지금은 제목조차 잊어버렸지만_끝 부분에서 퀴리박사_졸리오 퀴리(Jean Frederic Joliot-Curie, 1900∼1958)인 듯_의 언급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데, 전문은 모르지만 대충 당시 냉전으로 인한 원자력의 폭력적 이용을 반대하면서 우 교수의 지적처럼 과학자의 사회적 책무를 지적하는 동시에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면서 “아나키의 세계 속에서 과학을 연구하고 싶다”는 뜻으로 남아 있다. 역사교육에 대한 정부(또는 국가)의 개입을 지적했지만, 과학 또한 학문이듯이, 아마도 퀴리박사의 바람은 모든 학문이 아나키의 세계에서 일구어져야만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아닌 탁마도세琢磨導世가 될 듯하다. 따라서 2010년 7월 23일 일부 개정되어 법률 제10393호로 발포된 <전기통신기본법>은 곡曲헌법적이자 아세적阿世的 법률로 반反헌법적이자 비非헌법적인 법률이라 하겠다.




덧글

  • 과객 2011/03/26 21:26 # 삭제 답글

    다른 사람도 아닌 우희종씨의 과학 드립....

    이거 농담이져?

    우희종씨가 BRIC 소리마당에서 망신당한거나 보고 인용하시지 ㅎㅎㅎ

  • 고리아이 2011/03/27 14:06 #

    오호 그런 게 있었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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