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도시민속지와 도시민속학_최원오 Modern Corean Clio

한국 민속학계에 도시민속학이란 용어가 소개된 뒤 정확하게 13년 만에 이 용어가 다시 출현하였지만_박계홍 1983의 글에 대한 임재해 1996의 비판_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냉혹했다. 그러나 도시민속학이란 용어의 완전 폐기를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시민속학에 대한 논의 가능성이 부정되지는 않았다.

일본의 도시민속학은 구비전승물, 특히 괴담류의 도시전설에 주목하고, 독일은 영국과 함께 도시문화를 강조하지만 그 가운데 독일은 도시축제를, 영국은 어린이 민속과 현대도시전설에 특히 주목하는 경향이 파악된다.

민속학이 “산업화와 함께 도시사회가 형성도고 그에 따라 민속이 변화되거나 새롭게 생성되는 양상을 추적하고, 농민들이 본디 지니고 있던 민속 문화가 도시사회에서 어떻게 적응되고 변용되는지”를 중요한 관심거리로 보아야 한다고 함으로써 도시민속학은 “도시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다각적으로 포착하여 해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문제점을 진단하고 새로운 삶의 대안적 양식까지 모색할 수 있는 적극적 연구로 나아가야 할” 학문 영역으로 이해하여 변화하고 있는 민속 현장으로써의 도시를 민속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려면 종래의 민속학인 농촌민속학의 연구 성과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 민속 문화의 전승주체로 ‘도시민중’을 주목하고, 지리저그로 도시 주변부에 거주하며,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까닭에 도시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_예컨대 달동네의 빈민들과 노숙자들, 노점상들, 날품팔이꾼들, 접대부들, 성매매자들_인데(앞으로 더 논의를 해야겠지만, 도시민속학의 인적 연구대상이 꼭 이 범주만은 아니라 생각한다.)_, 이는 지리적 공간 개념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시간 개념으로 농촌민속과 도시민속을 이해해야 한다거나 “농촌민속학과 도시민속학이 대등하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한 견해로 이해되고 있다.

여기서 농촌민속학과 도시민속학의 관계 설정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상호대등관계로 볼 것인가, 농촌민속학의 확대 대상이 도시민속학인가 하는 점이다._현재로는 뒤쪽에 초점이 놓여 있다._또한 도시민속학의 연구영역과 전승주체의 문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다음과 같은 도시민속지를 발간하였다.

 

① 국립민속박물관

ㆍ≪아현동 사람들 이야기: 세상의 남의 일이란 없다≫(2008)

ㆍ≪김종호ㆍ김복순 부부의 물건 이야기: 물건, 익숙한 과거와 낯선 현재를 연결하다≫(2008)

ㆍ≪변화, 공감, 소통≫(2008)

ㆍ≪정릉 3동 생활재. 김정기ㆍ조성복 가정의 살림살이≫(2008)

 

② 서울역사박물관

ㆍ≪보광동 사람들, 보광동≫1(2008)

ㆍ≪보광동 사람들, 보광동≫2(2008)

ㆍ≪강남: 사진으로 읽다≫(2009)

ㆍ≪강남: 이야기로 보다≫(2009)

ㆍ≪가재울: 그리운 가재울≫(2009)

ㆍ≪가재울: 가재울 사진첩 2008 8월∼12월≫(2009)

ㆍ≪가재울: 삶 그리고 이야기≫(2009)

 

△ 철거현장_모래내시장_연세춘추(http://chunchu.yonsei.ac.kr/)에서 얻음

 

이 가운데 ≪강남≫을 빼놓은 나머지는 모두 뉴타운 신축 예정지를 대상으로 조사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머지않아 우리의 눈앞에서 사라질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도시인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들의 일상생활 모습과 생활공간 등을 이미지 자료와 텍스트 자료(개인생애사 구술 자료 포함)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이들 자료는 중요한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강남≫ 또한 도시로 개발되기 이전의 모습을 개인생애사 구술 자료와 사진 자료를 통해 복구하였다는 점에서 이들과 동일하다고 하겠다. 뉴타운으로 개발되기 인전이건 개발될 예정이건 그곳에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보여주는 도시민속 자료로서의 가치가 도시개발 시점의 선후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점에 따라서는 ≪강남≫의 도시민속지는 이미 도시로 개발된 지역, 그러니까 현재 도시인 지역 내 시민들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민속적 자양분을 소환하여 기술하려고 할 때, 참조 가능한 도시민속지 작성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이와모토(岩本通彌)는 도시민속학에서 먼저 도시city가 아닌 도시적인 것urban으로 접근하고, 민속주체로 ‘집단’보다는 ‘개인’에 초점을 두자고 제안하여 개인의 ‘이야기世間話’에 주목하였는데, 이는 개인생애담이라기보다는 도시전설(urban legend)의 한 갈래다. 한국학계에서는 너무나도 낯선 까닭에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낸 민속지에서는 도시전설이 아닌 집단의 기억이 개인화한 개인생애담으로 정리되었다.

농촌이 전통민속학의 연구지역이 아니듯, 도시 또한 도시민속학만의 연구지역은 아니다. 따라서 도시민속학의 가능성을 전망하고자 한다면 민속학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서 도시를 바라보려는 연구자의 시각, 또는 인접 학문 분야의 관점에서 도시를 연구하려는 시각에서 협조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도시를 문화론의 관점에서 접근하자는 제안이 있다. 이 시각의 특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첫째 도시문화와 도시정체성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둘째, 도시문화와 주변문화의 경계성을 강조하여 도시문화만의 특성을 추출한다. 셋째, 도시의 생활문화를 특정 계층이나 여성과 관련하여 강조한다. 넷째, 도시문화와 산업화를 연계시킨다. 이것은 최근에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도시민속학은 “도시를 대상으로 하여 농촌과 공존하는 전통민속문화요소, 도시에서 독자적으로 생성된 도시민속문화요소, 현대도시의 소비문화와 연관되어 형성되는 대중문화요소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최원오 2009 <도시민속지 만들기와 도시민속학의 가능성: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의 도시민속지 검토를 통해서> ≪민속학연구≫25,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더 읽을거리

이상일 1975 <전통과 새 민속의 형성: 농촌민속학에서 도시민속학으로>, ≪衝擊과 創造: 文化意識과 傳統의 探究≫, 創元社.

박계홍 1983 <일본의 도시민속학> ≪韓國民俗學≫16, 한국민속학회.

岩本通彌 1991 <일본도시민속학의 현재> ≪일본연구≫6, 중앙대학교 일본연구소.

임재해 1996 <민속학의 새 영역으로서 도시민속학의 재인식> ≪민속연구≫6,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

이상현 2002 <독일 도시민속학의 이론적 체계와 응용성> ≪比較民俗學≫22, 비교민속학회.

이기태 2002 <현대사회와 민속: 사회변동의 관점으로> ≪한국문화연구≫6,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강정원 2003 <민속학과 현대사회, 도시> ≪한국문화연구≫7,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고석규 2004 ≪근대도시 목포의 역사, 공간, 문화≫, 서울대학교출판부.

이정재 2005 <독일의 도시민속학 연구 경향> ≪韓國民俗學≫41, 한국민속학회.

김명자 2005 <도시생활과 세시풍속>, 윗 책.

김시덕 2005 <현대 도시공간의 상장례 문화>, 윗 책.

박환영 2005 <영국의 도시민속학 경향에 대한 연구>, 윗 책.

한국민속학회 2005 ≪도시 공간 위의 민속문화 양상≫, 한국민속학회 제169차 학술발표회.

한국민속학회 2006 ≪도시민속학의 방법과 방향≫, 한국민속학회 제172차 학술발표회.

박환영 2006 ≪도시민속학≫, 도서출판 역락.

임재해 2007 <도시 속 민속문화 전승양상과 도시민속학의 새 지평> ≪실천민속학연구≫9, 실천민속학회.

정영호 2007 <개인생애사를 통한 도시민속학의 접근 방법의 모색: 용산 지역 6인의 생애사를 통한 접근>, 윗 책.

박경용 2007 <도시민속과 시장공간>, 윗 책.

황경숙ㆍ이헌홍 2007 <청소년집단의 속신문화와 도시민속문화> ≪동북아문화연구≫13, 동북아시아문화학회.

남근우 2008 <도시민속학에서 포클로리즘 연구로: 임재해의 ‘비판적 성찰’에 부쳐> ≪韓國民俗學≫47, 한국민속학회.

박환영 2008 <한국 도시민속학의 연구동향>, ≪민속학연구≫23 국립민속박물관.

이건욱 2008 <도시민속조사에 대한 경험의 공유>, 윗 책.

유승훈 2009 <도시민속학에서 바라본 달동네의 특징과 의의: 부산의 달동네를 중심으로> ≪민속학연구≫25,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신동흔 2009 ≪도시전승설화자료집성≫, 민속원.

유장근 교수의 도시탐방대 2010 ≪걸어서 만나는 마산이야기≫, 리아미디어.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노무현대통령추모

김대중대통령추모

언론악법 원천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