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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이 못 뛴다고요? 축지법도 쓴 임금인데^_^))_01 가벼운 발걸음

지난 6월 15일 방영된 문화방송 월화 드라마 ≪동이≫ 26회에서 동이(한효주 분)는 김생행수 설희(김혜진 분)의 도움으로 심운택(김동윤 분)을 구해내 함께 달아나는 장면이 나왔지요(아래 그림). 여기서 “빨리 도망치자”는 동이에게 심운택은 “더 이상 못 뛰겠다.”고 말하며 숨을 헐떡였고, 여기서 예전 숙종(지진희 분)은 동이와 함께 괴한들에게서 도망쳤던 장면을 보여주는데, 당시 숙종은 자리에 주저앉아 “나는 뛰어본 적이 없다”고 버텨 동이를 난처하게 했지요. 동이는 헐떡이는 심운택의 모습을 보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웃지요. 그러면서 “나으리처럼 달리기를 못하던 판관 나으리가 생각났다”고 읊조리지요.

 

 

▲ ≪동이≫ 26회 장면(그림 출처 : 미디어 다음)

 

그런데, 우리 인민들 마음속에서 숙종은 정말 뜀을 못 뛰었을까요?

도리도리^_^))

뜀을 너무 잘 뛰다 못해 축지법을 쓴 임금으로, 삼천리 전국을 하룻밤에 세 번이나 돌아다닌 임금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http://yoksa.aks.ac.kr/main.jsp)의 왕실도서관 장서각 디지털 아카이브에 들어가면 우리 인민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한국구비문학대계≫를 볼 수 있는데요.

검색창에 ‘숙종’으로 검색한 결과 ≪한국구비문학대계≫에 78건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어요_조선 역대 임금 가운데 숙종은 인민들의 이야기 속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던 임금이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살펴보면서 아주 재미있는 내용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숙종이 바로 축지법을 썼다는 이야기랍니다. 모두 8건이나 나오고 있는데요. 다음은 그것을 정리한 내용이어요.

 

① 숙종대왕이 축지법을 했다 이런 말도 전설에 나와 있지마는, 축지를 했는지 안 했는지 그거는 잘 모르는 일이겠고…(류영수(경남 밀양 삼량진읍) <박대장군과 숙종대왕> ≪한국구비문학대계≫8-8, 54∼6쪽).

 

② 축지법을 썼다.(이선자(경남 진양 수곡면) <숙종 대왕의 친구> ≪한국구비문학대계 미분류≫)

 

③ 옛날 숙종대왕 때, 숙종대왕이 그 참 임금님이 하도 요번에 전두환 대통령맨그로(1), 이 나라에 말이지 밤으로 이 축지법을 하는 때무래(2) 하릇밤에 삼천리 강산을 똑 걸어서 이래 순행을 도는 기라. 오새 저 전두환 대통령 뭐 어더로 저녁으로 댕긴다 카디, 그래 도는데, 그래 가마이 본께네, 자기가 그래 돌고 숙종대왕 직위처 갈 적에 그때 참 국태민안하고 말이지 핀할 때라, 나라에. 그 참 시절도 연년이 좋고 아무 머 전쟁도 없고 참 아주 좋을 땐데 그 숙종대왕이 자기가 하도 그 세월이 좋아 노인께네.(정귀택(경북 달성 화원면) <숙종대왕과 무수옹> ≪한국구비문학대계≫7-14, 109∼13쪽)

 

(1) 전두환 대통령처럼             (2) 때문에

 

④ 그러나, 숙종대왕님이 밤에 축지법을 했어요. 그런께나 서울 있어도 여어(3) 우리 참 시골까지 밤으로 댕깄어요(4) 숙종대왕님 이애깁니더. 댕깄는데, 이 숙종대왕님이 어떻큼 영리한지[강조하며]하아, 우리 하남지방에 바로 영남이지요(강재성(경남 진양 명석면) <숙종의 외도> ≪한국구비문학대계≫8-4, 711∼4쪽).

 

(3) 여기                (4) 다녔어요

 

⑤ 숙종대와잉 팔도강산으러 자기발로 전부다 댕기미 순, 순무(巡撫)를 다했거덩. 할 때 서울서 저녁을 자시고 축지법이 택지비거덩(5). [청중 : 사십리 간다.] 아이가? 사십리? 하루 천 리 가는데. 이래가 대구에 딱 오니 대구 오이 똑 달이 반이 올라왔어.(심종구(대구 북구 산격1동) <숙종대왕의 강원도 순행기> ≪한국구비문학대계≫7-13, 501∼20쪽)

 

(5) 확실치 않으나 축지법에 달통했다는 뜻인 것 같다.

 

⑥ 옛날에 숙종대욍이 정치로 어띠키 잘 하던지 간에, 그 때부터서 앞날 해 나온 것은 아주 곤란했는데, 숙종대욍이 축지법을 쓴다 말이라. 축지법을 허니까, 사바아(6) 넘 댕기는디 다 댕긴다 말이라. 농사짓는 데도 가보고, 풀허는 데도 가보고, 노름허는 디도 가보고, 싸움헌 디도 가보고, 나라를 다스릴라며는 넘 사는 걸 넘 하는 걸 다 봐야 그 정치가 옳은 거라 말이라. 가마이 앉아가지고. [청중: 하머, 제 눈으로 직접 봐야 돼지.] 하모, 가마이 앉아서는 안 된다 말이지. 그래 숙종대욍이 그 정치를 가지고 베푸인께, 어지기(7) 잘 한다 말이라. 그런디, 한번 오찌된 기 아이라, 자기가 축지법을 하고, 말하자믄 시골로 간기라.(문삼근(경남 하동 진교면) <숙종대왕의 암행> ≪한국구비문학대계≫8-14, 376∼9쪽)

 

(6) 사방에   (7) 얼마나

 

⑦ 숙종대왕이- 그 그양(8) 숙종대왕이 축지(縮地)를 했어요. 맹, 그 아조(我朝)이 숙종대왕인데, 이 양반이 한 날 저녁에 순회를 하다이께네(우홍태(경북 봉화 봉화읍) <숙종대왕이 만난 이인들> ≪한국구비문학대계≫7-10, 139∼42쪽)

 

(8) 그냥

 

⑧ 숙종대왕 이얘긴데. 숙종대왕이 아주 성군이랬어. 모도 궁한 사람도 마이 건져 주고 그랬는데. 숙종대왕이 어느 저녁에 참 야순(夜巡)을 돌아 댕깄는데 그 어른이 축지(縮地)를 했어. 밤으로 야순을 돌아다녔는데. 그래 하룻날 저녁에는 어딜 가다 보이 참 에­꿍꿍 앓는 소리가 난단 말이래.(박노문(경북 예천 용문면) <원의 횡포를 해결한 숙종대왕> ≪한국구비문학대계≫7-17, 550∼3쪽)

 

①의 이야기에서만 축지를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축지를 했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어요. 이야기들을 살피면서 숙종은 참으로 많이도 돌아다닌 임금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그 까닭이 바로 ⑥의 이야기처럼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한다면 남이 사는 것과 남이 하는 일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는 숙종이 민정을 살피고 민심을 수집하려는 목적으로 다녔다고도 하네요(황천석(경남 거창 마리면) <숙종대왕> ≪한국구비문학대계≫8-6, 785∼8쪽; 박만우(경남 하동 악양면) <숙종대왕 암행> ≪한국구비문학대계≫8-14, 533∼4쪽; 정경갑(경남 하동 횡천면) <숙종대왕과 급제한 선비> ≪한국구비문학대계≫8-14, 714∼5쪽; 장헌영(강원 속초 중앙동) <숙종대왕의 자점(字占)> ≪한국구비문학대계≫2-4, 197∼9쪽; 김만갑(경북 월성 감포읍) <숙종대왕의 미행> ≪한국구비문학대계 미분류≫; 채찬묵(전북 옥구 개정면) <숙종대왕의 별시(別試)> ≪한국구비문학대계≫5-4, 455∼7쪽; 박승철(전북 옥구 성산면) <숙종대왕의 암행> ≪한국구비문학대계≫5-4, 1117∼8쪽; 윤영석(경기 용인 내사면) <숙종대왕이 만난 명풍수> ≪한국구비문학대계≫1-9, 595∼601쪽).

그래서 숙종과 관련한 대부분의 이야기는 숙종이 미행ㆍ잠행ㆍ야행ㆍ암행 따위를 나가 벌어진 일을 중심으로 엮어지고 있어요. 인재를 구하고(이옥녀(경북 예천 호명면) <숙종대왕의 야행과 주주객반> ≪한국구비문학대계≫7-18, 583∼6쪽; 김영태(충북 단양 어상천면) <숙종을 놀라게 한 명풍수(名風水)> ≪한국구비문학대계≫3-3, 748∼52쪽; 사공용(경북 군위 효령면 <안동 권씨와 숙종대왕> ≪한국구비문학대계≫7-11, 364∼7쪽), 가난한 농군에게 벼슬을 주고(정만석(강원 영월 영월읍) <숙종대왕에게 사또 벼슬 받은 가난한 농군> ≪한국구비문학대계≫2-8, 834∼7쪽), 살인 누명을 쓴 학동을 구해주고(김응화(강원 횡성 둔내면) <학동의 누명을 벗겨준 숙종대왕> ≪한국구비문학대계≫2-7, 186∼9쪽), 못난이 명창을 동생으로 삼기도 하고(한준혁(강원 영월 영월읍) <숙종대왕의 동생이 된 못난이 명창> ≪한국구비문학대계≫2-8, 225∼30쪽),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어서 사람을 구하기도 하지요(박정제(경남 의령 봉수면 <숙종대왕과 짚신 장수> ≪한국구비문학대계≫8-11, 608∼11쪽). 하지만, 숙종도 사람인지라 실수도 하는데, 바로 미행을 다니다 만난 가난한 선비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도우려 금덩이를 던져주려다 그 금덩이에 맞아 죽은 선비가 나오기도 하지요(주재현(경북 월성 내남면) <숙종대왕과 복 없는 선비> ≪한국구비문학대계≫7-3, 141∼5쪽).




덧글

  • 도시애들 2010/06/20 02:40 # 답글

    좋은 발견입니다...
    글치 않아도..
    동이를 보면서...
    자주가던 소령원이 생각났었지요..
    최씨로 나오는데 극에선 천씨로...동이가..
    이여름 소령원 들러 한정식과....
    보광사를 찾아...계곡에서..ㅎㅎㅎㅎ
  • 고리아이 2010/06/20 02:43 #

    허걱
    아직 안 주무셨어요
    보광사라면
    저도 가보려고 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 도중에서 돌아왔어요
  • 도시애들 2010/06/20 02:50 #

    소령원하고 보광사..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요..
    소령원은 http://city3000.egloos.com/4347702

    보광사는 http://city3000.egloos.com/4343635
  • 고리아이 2010/06/20 12:39 #

    보광사가
    소령원을 지키던 절이었군요

    틈을 내어야겠어요^_^))
  • 미연시의REAL 2010/06/20 16:31 # 삭제 답글

    조선시대 양반 자체가 뛰는건 체면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서 걸어다녔으니.. 저것 자체에서의 모습은 그러한 양반의 허례허식을 방영한 형태에서 나타난게 아닐까요?ㅋㅋㅋ
  • 고리아이 2010/06/21 11:46 #

    하기야 임금이 달음박질도 잘하고
    활도 잘 쏘고, 사냥도 잘 하고
    또 여색도 밝히고 그럼 드라마가 안습이 되겠지요^_^))

    본디 우리 민족이 달음박질엔 자신있었다고 하네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하죠^_^))

    http://coreai84.egloos.com/1020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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