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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僧戲)를 구경함_이덕무 Corean Clio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 영조 17∼1793, 정조 17) 선생이 어느 시골 마을에서 중들이 몰려와 염불과 춤을 보이면서 공양을 받는 모습을 몸소 보고 시로 남긴 것이 ≪청장관전서≫1 <영처시고嬰處詩稿>1에 보인다. 선생은 시 머리말에 “중의 무리 십 수 명이 깃발을 들고 북을 둥둥 울리며 때때로 마을 안에 들어와 입으로 염불을 외며 발 구르고 춤추면서 속인의 이목을 현혹시켜 쌀 따위 곡식을 요구하니 족히 한 번의 웃음거리가 된다. 시 한 수를 지었으니 대개 실상을 기록한 것이다.”라고 적고 있어 공간적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데, 조선 후기 지방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겠지만, 이제는 사라져 시 속에서만 그려지는 아쉬움이 있고, 그래서 시간적인 느낌이 바로 와 닿지 않았다. 마지막 구절의 ‘이듬해’로 미루어 볼 때, 가을 추수가 끝날 즈음일까.

 

북소리 징소리 온 이웃이 들썩이고_伐鼓撞鐘動四隣

뜰 안에는 소반 받든 사람이 늘어섰네_庭中簇簇奉盤人

꽃 달린 굴갓은 속안(俗眼)에 곱게 뵐 뿐_花翻彩笠徒媚俗

붉은 생명주 깃발 끌며 애써 신을 칭탁하네_旗曳紅綃强托神

한나절을 연달아 나무만 불러대며_齊唱南無饒半日

언제나 동도님네 봄날 누리라 기도를 드리누나_更祈東道享長春

춤출 때 마을 새악시 수줍어 하는 말이_舞時邨婦含羞語

이듬해 새 아들을 낳는다 일렀다네_記取明年得子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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