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일본의 강점을 36년이나 경험한 현재 한국의 역사 교과서를 살펴볼 때, 외국 학자들의 지적에서도 드러나듯이 ‘청산’과 ‘화해’의 갈림길에서 아직은 머뭇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지적할 수 있는 것으로는 ≪고등학교 국사≫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역사를 파악하기 어렵게 기술한 것과 달리 검인정 교과서인 ≪한국 근ㆍ현대사≫(금성출판사)와 ≪한국 근ㆍ현대사≫(대한교과서)은 각 시기별 첫 머리에 세계사를 제시하고 있어 근대 이후 한국 역사의 흐름을 보다 큰 안목에서 볼 수 있도록 배려한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본다면, 검인정 교과서는 국정 교과서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한 내용들을 풍부하고도 다양한 형태로 담아냈다고 하겠다. 다만, 감정적 꾸밈씨를 통한 역사 교육의 객관성을 흐리게 하는 표현은 삼갔으면 한다. 역사 교육의 궁극 목표를 여기에서 새롭게 제시하지는 않겠다. 다만, 오늘날 역사 교육 목표를 흔히 제시되고 있는 두 가지 문제를 통해 역사 교과서 서술 방향의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1987년 6월 민주 항쟁 이후 교과서에서 노동자와 농민의 역사적 성장과 아울러 여성과 피차별 신분의 사회운동 등 피지배계층과 민중의 역량과 역할에 대한 서술과 평가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있는데,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역사 인식에서 출발할 때, 이와 관련한 서술과 자료 발굴 및 소개는 더욱 늘어나야 함을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민주 시민의 양성’이 사회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건전한 역사의식과 세계 시민 의식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근대 이후의 역사 흐름을 자국사에만 한정 지을 수 없는 현실을 충분히 서술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역사 인식에 다가가게 해주리라 여겨진다. 그래야만 유럽화 또는 서구화라고 규정하는 세계화 또는 국제화의 경향을 주체적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새 문화 창조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2009년 이후 정부에서는 고등학생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는 핑계(?)로 현행 국사 수업 시수를 줄이거나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였다. 이에 대해 역사학계의 반발이 날로 거세어지고 있다. 현 정권이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친일’ 정권이라는 풍문이 나돌고 있는 이 때, 차라리 일본처럼 ‘세계사’를 필수로 하고 ‘한국사’와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고등학교의 교육을 대학입시로만 연결하려는 교육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의 무식한 시각도 비판을 해야 마땅하지만, 친일의 1/2도 닮지 못하고 그저 꽁무니만 좇아가는 사이비 ‘친일ㆍ친미’정권을 보노라면 한심하기 때문이다.
강혁ㆍNay tun Naing 2009 ≪아시아는 일본의 만행을 결코 잊지 않는다≫, 황금나무, 19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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